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곁에 있어도 내가 힘이 되지 못할 때 나의 하나님은

글쓴이 : 양성준 날짜 : 2017-06-14 (수) 21:54 조회 : 696
여행중 아들이 보고 싶은 아내의 모심에 타임머신처럼
인터라켄(Interlaken)에서 로잔(Lausanne)으로 이동했던 결과는,
체르마트(Zermatt)로 가는 마지막 기차를 놓치게 되고, 이제 애매해 버려진 시각,
내일 일정은 흐트러졌어도 그 다음 일정을 위해 최소한 이탈리아 국경근처로 이동을 해야 한다며
로잔에서 자고 새벽 기차를 이용하자는 아내를 설득하여 무작정 스위스 Brig을 향하는 마지막 기차에 올랐다.

로잔을 출발하여 Visp역을 지난 기차는, 자정이 가까워지며, Brig역에 다가갈수록 어둠에 흔들리고
그 깊은 어두움은 우리를 결국 이탈리아로 향하게 하는 또 다른 기차를 타게 만들었다.
아내가 불안해 하기 시작했고, 옆에 앉아 있는 나 또한 초조하기는 마찬 가지지만
애써 감추고 태연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 사실이었다.
너무 걱정하지 말라는 나의 말이 아내에게 그리 큰 위로나 안심되게 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달리 안심 시킬 수 있는 방법이 생각나지 않았다.
체르마트에 예약한 호텔은 스위스 시계처럼 24시가 되면 문을 닫을 것이고
Visp를 지난 지금 이 상황에 체르마트로 갈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것을 나는 잘 알고 있었다.
이 늦은 시각에 호텔 예약도 없이 무작정 스위스 국경을 넘어가는 나도 그 어떤 적당한 방법이 생각나지 않았기 때문에,
부디 이탈리아 도모도솔라(Domodossola) 기차역 근처의 호텔들이 24시간 오픈 하기를 바랄 막연함 뿐이였다.

여전히 어두움이 멀리까지 짙어있고, 새벽 0시 50분경에 도착한 이탈리아 북부의 도모도솔라 기차역은
1세기말 서방을 정복하고 돌아오는 군주들을 맞이하는 것처럼 화려한 조명을 비취고 있었지만,
아내와 나 둘 밖에 없는 이국 땅의 눈부신 텅 빈 이 역안이 두렵기까지 했고
차가운 대리석 바닥은 차라리 허름한 의자였으면,
텅빈 공간은 여행 냄새를 진하게 풍기며 내 옆에 있어도 좋으니 가방을 둘러멘 몇몇사람들이라도 있었으면 하는
현실적인 아쉬움으로 변하고 있었다.
혹시나 싶어 역 근처를 둘러 보았지만, 너무 늦어버린 , 아니 너무 이른 이 시간에 문을 열고 비즈니스 하는 곳은 한곳도 없었다.
아내는 더 이상 허둥대지 말고 역에서 밤이 지나면 새벽 첫 기차를 타고
밀라노(Milan)로 가자고 했고 나도 호텔이나 잠시 쉴 수 있는 곳을 찾는 일을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평소와 달리 심하게 불안해 하는 아내를 보며 미안한 마음이 몰려오고,
"아무일 없을거야" 라며 걱정하지 말라는 말만 되풀이 할 수밖에 없는 내가 바보스럽기 까지 했으며,
두려워하는 아내의 여린 목소리에 나의 결정을 후회할 수밖에 없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태초부터 이 땅의 당신의 자녀들을 지키며 그의 사랑하는 이들에게 은혜를 베풀었던
나의 신과 아내의신은 이 불안해 하는 밤에도 우리들을 잊지 않으신다.
역안에서의 밤샘 동 역자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맞았고, 아내는 "그녀의 신"이 보내주었다고 주저없이 말했다.
늘 말해 왔듯이 세상이 이리 좁을까, 아니면 정말 그녀의 신의 배려일까,
두려움과 초조해 하는 아내 뒤로 아들 또래의 세 청년들이 배낭을 메고 이리저리 서성이고 있었고
지나가듯 들려오는 그들의 익숙한 말투는 우리가 살던 곳에서 왔을지 모른다는 기대 섞인 추측을 가지고 말을 걸었을때,
그 젊은이들 중 하나는 우리 이웃인 휴스톤의 메모리알 고등학교 출신 청년이었고
우리 큰아들이 다닌 대학의 졸업생이기도 하였다.
나머지 두 청년도 텍사스 A&M 대학 졸업생들로 "졸업 여행 중" 이다는 말을 듣게 되었다.

친 아들들을 만난 것처럼 반가워 하는 아내, 이제 그녀의 신으로부터 보낸 안심과 위로가 생겼고
그 젊은 청년 셋과 눈 거리를 두고 우리 다섯은 스위스와 이탈리아의 국경 도시인 도모도솔라 기차역의
차가운 대리석 바닦을 침대삼아 밤을 새웠고, 서로 의지가 되어 긴 새벽을 그리 길지 않게 새우게 되었다.

이른 아침이 되어 밀라노 행 기차에 오르고 그제야 피곤한 기색으로 잠이든 사랑스런 아내를 보며
나는 다시 한번 나의 신, "나의 하나님"에게 감사하고,
도착한 밀라노 역에서 우리는 웃으며 서로의 안전한 여행을 빌며
신비로운 길을 향해 헤어지고 있었다.
God is good, all the time.

오창석 2017-06-15 (목) 07:20
* 비밀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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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준 2017-06-15 (목) 17:35
걱정해 주셔서 감사 드립니다.
로잔(Lausanne)에 공부하러온 둘째를 만날 계획이 없었는데, 만나고 돌아오다,
두려워 하면서도 기도했던 아내에 대한 
하나님의 보호하심을 경험한 작은 이야기 였습니다.
이런 경험들이 9월에 가는 멕시코 선교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5월 말에 떠나서, 지난주에 휴스톤에 잘 도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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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창석 2017-06-15 (목) 19:57
제 리플이 왜 비밀글로 되어있는지 모르겠네요.
별얘기 아니고 동감한다는 내용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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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관목사 2017-06-16 (금) 14:48
허참! 기막힌 사연이군요.

나도 6년전 인터라켄에서 스피즈로 나와서 밀라노가는 기차를 놓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브리그 까지 가게 되고, 거기서 멀리 떨어진 조그만 역으로 걸어서 야간열차를 탄 후 다시 버스를 갈아타고 도모노솔라에 밤 12시가 훨씬 넘어서 도착한 적이 있습니다. 

유럽의 열차 체계 때문에 단 한번 주어진 해외 가족여행이 엉망이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밤 12시가 넘은 도모노솔라 라는 이름없는 시골 역에는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었고, 영어는 통하지 않고, 이방 사람들을 환영하지 않는 이태리 사람들의 눈초리와 광장의 불빛은 꼭 밤에 기브아에 도착한 레위 사람의 기분이었습니다. ^^  하지만, 난 당시 대학생이던 딸아이가 의외로 침착해서 훨씬 더 도움이 되었습니다.
 
나도 그 때 도움의 손길을 간절히 기도했는데... 그리고 하나님께서는 그 야밤에 도움의 손길을 주는 사람을 보내 주셔서 무사히 밀라노로 올 수가 있었습니다. 

이런 사연이 가끔씩 있는 모양이군요.
고생많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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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치우 2017-06-16 (금) 23:46
그 먼곳에서 휴스턴청년들을 만나다니.....우연치고는 기막힌 기도응답이네요..
진솔한 간증 잘 들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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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명선 2017-06-17 (토) 21:07
다시 들어도 또 감동이예요~
언제나 동행하시는 좋으신 하나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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